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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긴장을 푸는 비밀 ‘Keep breathing’

면접을 볼때,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할때 되뇌이는 문장이 있다. ‘Keep Breathing’ 계속 숨쉬어. 1년 전만 해도 내가 발화를 잘 못하는 인간인줄 알았다. 말을 할때 벅차다는 느낌을 매번 받았다. 자신을 3자의 눈으로 한번 보았다. 생각을 말로 변환하는 작업을 어려워 하는 줄 알았다. 아니면 순발력이 없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말을 길게 할 때 숨 쉬는걸 까먹는거였다. 웃겼다. 허무했다. 그래서 길게 말을 할때는 마음속으로 ‘숨 쉬어’를 되뇌이면서 말한다. 시작 전에 메모장을 켜고 ‘Keep breathing’을 적는게 요즘 습관이다. 사실 나는 말을 잘하는 인간이었다. 순발력이 특기다. 준비 없는 면접도 매번 합격한다. 말을 못하는게 아니라 숨을 못 쉬면서 호흡이 불안정해 말을 잘 못..

우리 에프터이펙트는 왜 그럴까

에프터이펙트… 이놈은 정말 악독하다. 일단 켤 때부터 조용하지 못한다. 씨피유야 램을 과식하고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 얼굴을 비춘다. 작업이 안된다. 텍스트 레이어를 만들어서 폰트를 바꿀라 치면 위이잉, 위치 좀 옮기려 하면 위이잉. 재생해서 만든 걸 한번 볼라치면 미리 보기 화질을 1/4로 줄이고 테이프가 씹힌 듯이 우어어 거리는 좀비 모드로 1회 재생 후 캐시가 쌓여 정상적으로 재생되는 2회 재생 때에 확인해야 한다. 어 여기가 잘못되었네. 하고 타임라인을 수정하고 다시 미리 보기를 재생하면 또 1회 재생하느라 영상 러닝타임이 1시간이라면 그 시간은 그냥 날아간다. 더 최악은 렌더 할 때다. 이 안에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미디어 인코더라는 동생 격 프로그램을 켜야 한다. 같은 어도비인데, 그냥 에프터..

의외로 세상은 작은 친절이 곳곳에 있다

헤어미스트를 다 썼다. 하지만 나에게는 1+1으로 받은 리필이 있지. 생각이 나서 선반을 뒤졌다. 비닐에 포장돼 꿀렁거리고 있는 리필을 쥐고 왔다. 모서리를 가위로 자르려보니 리필 입구에 딱딱한 작은게 있다. 들여다보니 플라스틱 빨대 같은게 입구에 박혀있었다. 좁은 병에 따를때 비닐로 된 리필은 불안정해서 이렇게 해둔거구나.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스프레이 병을 닫았다. 숨어있는 친절도 있구나. 기분이 좋아졌다.

병 잉크, 시집, 돈 걱정

늦은 점심 산책을 한다. 병 잉크를 볼까 하고 다이소로 향했다. 잠깐, 대동서적 옆에 문구점 있잖아. 잠시 노선 변경. 오랫만에 간 문구점은 작고 낡아 있다. 구경하다가 병 잉크를 묻는다. 5000원 짜리 병 잉크가 있다. 싸다. 사실 살 생각은 없었는데 분위기 상 그냥 샀다. 지금 쓰는 잉크 곧 다 쓸 것 같은데 집 가서 다회용 카트리지로 써봐야지. 서점 베스트셀러와 시집 코너도 기웃거렸다. 시집. 계절별로 묶은 시집이 있었다. 더 가서 월별로 묶어둔 시집도 있었다. 육월을 펴봤다. 음, 마음에 들어오지 않아. 내 취향이 아니네. 내려두었다. 눈 앞에 풍경이 보이는 시가 있다. 향도 맡아진다. 나는 그런 시를 좋아한다. 시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걸 글로 설명 가능하게 한다. 진짜 어렸을땐 나도 시를 ..

디자이너를 위한 Ted 강연 걸작선

영어 공부 겸 Ted를 듣고 있다. 명성으로만 알고 있다가 처음 들었을 때 그 내용의 깊이에 감동받은 후로 한국어 자막이 새로 추가되는 강연은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주로 디자인 분야 강연을 위주로 보고 있다. 과학, 환경 같은 분야에 비하면 서치에 걸리는 수가 적지만 모두 생각할 거리들을 남겨주는 양질의 강연이다. 영어 공부도 하면서 디자이너로서 시각을 넓히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기분으로 기쁘게 시청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봤을 때 흥미로웠던 Ted 강연 5개를 소개한다. 모두 너무 좋은 내용이고 디자인에만 국한된 주제들은 아니라서 감상이 천차만별일 것으로 예상한다. 모두 10분 내외로 러닝타임이 짧으니, 내가 달아둔 부연 설명을 무시하고 바로 강연 영상을 시청하는 걸 추천한다! 왜 ..

디자인: 긴 글 2022.06.09

뼈 있는 닭발 맛없어

무뼈 닭발을 시키려고 했는데 실수로 잘못 주문해서 국물 닭발을 시켜버렸다. 전에 뼈 있는 닭발을 먹어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무뼈 닭발로 시킨 거였는데… 그래, 전에 먹었던 곳이 별로 였던 걸 수도 있어. 조금 없어진 기운을 차리고 먹어 보았다. … 살은 없고 뼈만 많다. 그리고 뼈가 있어서 그런지 뭔가 입에 넣기가 싫게 생겼다. 어묵과 떡만 집어먹다가 그렇게 남은 닭발을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 담아버렸다. 다시는 뼈 있는 닭발 안 먹어.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은 스케쥴 정리부터 시작하자: 저한테 하는 말 입니다

나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하고 싶은 게 많다. 내 주변 디자이너들도 그런 걸 보면 디자이너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 생활에 있어서는 하고 싶은 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 여행을 가고 싶다거나 물건을 사고 싶다거나 하는 욕구가 여기저기 뻗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는 프랙털처럼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아이디어의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 손은 2개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만들고 싶은 작품은 몇 곱절이다. 요번에 디자인 예정인 프로젝트들을 대략 정리해봤더니 약 15개가량이다. 15개. 거기에 '이 프로젝트들을 다 완성하고 싶다'는 것까지 포함해서 16개다. 그동안 해온 것처럼 똑같이 스케줄을 잡으면 절대 완성하지 못할 거다. 앞으로 내 모든 디자인 작업 스케줄을 더 세분화할 거다..

무기력증을 이겨내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간단한 것들

집을 대청소 했다. 밀린 쓰레기를 버리고, 설겆이를 싹 하고, 화장실 하수구도 청소하고, 바닥을 물걸레질 했다. 상쾌하다. 누구나 게으름부리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러면 청소도, 청결도 무시하게 된다. 더럽고 어지러진 방은 무기력한 상태를 더 움직이기 싫게 만든다. 그러다가 어쩔때 오는 뭐든 할 수 있는 날이 온다. 그때 청소야 목욕을 할 기운이 돋는다. 모두 공감할꺼다. 만능이 된 듯한 이 컨디션을 최대한 길게 유지할 수 없을까?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대청소 해봤다. 아주 깨끗하게, 그동안 마음에 걸렸던 부분까지 싹. 침대 옆에 귀마개나 립밤을 두는데, 먼지가 쌓이면 털기 귀찮아진다. 그럼 신경을 더 쓰게 되고 스트레스도 받는다. 체력도 더 소모된다. 그러다가 무기력한 상태가 되는게 아닐까? 싶다. 쌩..

비누가 좋아

비누가 좋다. 비누가 비누로 있을 수 있는 요소 하나하나가 좋다. 제일 좋은건 사용이 직관적이라는 점. 펌핑하거나 뚜껑을 열 필요 없이 손에 쥐고 문지르기만 하면 된다. 굉장히 유니버셜하다. 알맹이와 용기의 구분선 없이 온전히 자신이다. 거의 다 쓴 워시들은 용기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내용물에는 이상 없어 보여도 찝찝해서 버리게 된다. 비누는 자주 사용하면 곰팡이가 생길 일은 없다. 생겨도 겉면을 긁어내기만 하면 된다. 샴푸 비누, 트리트먼트 비누, 바디 비누, 손 비누. 하나씩 줄지어 진열된 모습도 아름답다. 어딘가 조형적인 아름다움. 향이 그대로 뿜어져 나와서 가만히 두기만 해도 화장실에 비누향이 난다. 청결히 해주는 역할 외 감각적으로 만족을 준다. 설거지 세제도 비누로 바꾸고 싶다. 비..

테이블테리어가 너무 재밌어

가로 180cm, 세로 80cm. 디자인 작업도 하고 밥도 먹는 내 안락한 책상 크기다. 요즘 책상 위를 정리하는데 재미 들였다. 정확히는 정리용품을 사는데. 공간을 정리하고 취향대로 정돈하고 구역을 정의하는 재미가 있다. 결과적으로 내 작업에도 도움 된다. "너저분 한거 정리해야하는데" "이건 어디다 둬야하지" 하지 않고 너는 여기, 너는 저기. 물건 자리를 잡아둬서 매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책상 위를 볼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드는건 덤이다. 디자이너를 위한 테이블테리어 브랜드를 만들어보고도 싶다. 컨셉 브랜드 디자인으로 만들면 되게 재미있는 작업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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